JD News 이용희 기자 = 한국과 중국이 조속한 대기질 개선은 양국 모두에게 절박한 희망이란 인식을 공유하고 각각의 오염물질 배출을 스스로 줄이고 나아가 상호협력을 강화해 ‘각자 또 같이’ 오염과의 전쟁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 환경부와 중국 생태환경부는 양국의 미세먼지 대응 상황과 지속적인 협력계획 등을 10일 오전 합동으로 공개했다.
이번 합동공개는 지난해 11월 13일 개최된 ‘한중 계절관리제 교류회의’에서 처음 논의된 이후 약 3개월간 준비과정을 밟아 마련됐다.
이날 공개된 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현황을 보면 한국의 2020년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는 19㎍/㎥로 전국 초미세먼지 관측을 시작한 2015년 26㎍/㎥보다 약 26.9%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의 초미세먼지 나쁨이상(36㎍/㎥ 이상)일수는 총 27일로 2015년 62일 대비 약 56% 감소했으며, 좋음(15㎍/㎥ 이하)일수는 154일로 관측 이래 청명한 날이 가장 많았던 한 해로 분석됐다.
중국의 지난해 337개 도시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3㎍/㎥로 전년 (36㎍/㎥) 대비 8.3%감소, 2015년(46㎍/㎥) 대비 28.3% 감소했다.
작년 중국 337개 도시 평균 우량일수(초미세먼지 75㎍/㎥ 이하) 비율은 87.0%로 전년 대비 5.0%p 증가, 2015년 대비 5.8%p 증가했다.
양국의 미세먼지 정책 추진 성과를 보면 한국은 현 정부 들어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2017년 9월 수립)’,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2018년 11월 수립)’,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2020~2024년, 2019년 11월 수립)’ 등을 추진해 ▲대형 사업장 배출량 ▲석탄화력 발전소 배출량 ▲배출가스 5등급 차량 감소 등에서 대표적인 성과를 냈다.
굴뚝원격감시체계(TMS)가 부착된 전체 635개 대형사업장의 총먼지(TSP),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 작년 12월 초미세먼지 관련 대기오염물질 배출 총량은 1만 3518톤으로 2018년 12월 1만 9894톤 대비 약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배출량 감소는 정부의 배출허용기준 강화 등 규제강화와 함께 대형사업장의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대기오염물질 배출감축 참여가 이뤄낸 결과다.
석탄화력발전소의 배출 감소도 두드러졌다.
전국 석탄화력 발전소 60기(올해 현재 58기)의 지난해 12월 초미세먼지 관련 대기오염물질 배출 총량은 3527톤으로 2018년 12월 8781톤 대비 약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배출량 감소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폐지, 대기오염방지시설 개선, 봄철 및 계절관리기간 가동정지와 상한제약 등 정부의 적극적인 석탄발전 감축 대책의 결과다.
또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주로 노후경유차)도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저공해조치를 하지 않은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약 134만 7000대로, 2018년 12월말 235만 4000대 대비 약 100만 대가 감소(43%↓)했다.
이러한 저공해미조치 5등급 차량 감소는 정부의 조기폐차, 저공해조치 지원과 함께 비상저감조치 발령 및 계절관리기간에 실시한 운행제한 등과 관련, 국민들이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고 참여한 결과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3년 발표한 ‘대기10조’, 2018년 발표한 ‘람천보위전 3개년 행동계획’에서 대기오염방지업무의 전체적인 맥락, 기본 목표, 중점 업무를 명확히 제시하고 람천보위전의 로드맵을 확정지었다.
중점 정책과 성과를 보면 산업구조 최적화, 산업의 친환경 발전 추진, 산란오기업 관리를 추진했다. 산란오 기업이란 분산돼 있고(散), 사업장 등록 또는 오염배출허가 등 각종 등록 또는 허가증을 구비하지 않고(亂), 오염배출이 심해(汚) 집중적인 단속과 관리대상이 되는 기업을 의미한다.
철강 생산용량은 약 2억 톤 축소, 폐철강을 원료로 전기 유도로(EIF)를 사용해 제조한 모조철강(저급철강재) 1억 4000만 톤 전부 퇴출, 석탄발전소와 철강업계 초저배출개조로 2019년 말 기준 석탄발전소 초저배출개조 누적 8억 9000만kw를 완료했으며, 보통의 강철 제조공정에 의해서 만들어진 강괴인 조강(crude steel) 약 6억 2000만 톤은 초저배출개조를 완료 혹은 진행 중이다.
아울러 에너지 구조조정, 청정 저탄소 고효율 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추진했다.
석탄보일러 종합관리를 통해 소규모 석탄시설 폐쇄, 에너지 절약과 초저배출개조를 진행했다. 징진지 및 주변지역, 펀웨이평원 등 황함량이 높은 소형보일러, 가정용 난방, 취사행위 등에 사용하는 미가공 민용 석탄인 산탄(散煤) 관리 집중추진으로 약 2500만 가구의 산탄을 없앴다.
2013~2019년 중국의 1차 에너지 중 석탄소비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2019년 전국 석탄소비 비중은 57.7%로 전년 대비 1.5%p 감소, 청정에너지 소비 비중은 23.4%로 전년 대비 1.3p% 증가했다.
이와 함께 운송구조 조정, 친환경 교통 발전을 추진했다.
지난 2019년 중국의 철로를 통한 화물운송량은 43억 89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 도로를 통한 화물 운송량보다 2.1%p 높은 수준이다.
2019년 1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국6 등급 가솔린, 디젤 공급을 시행했고 7월 1일부터 중점지역 소형자동차 국6 배출 기준 시행에 이어 7월 1일부터는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또한 2016~2019년 황색표지차량(자동차 배기기준 미달차량)과 오염원 고배출 노후차량 누적 1300만 대 폐기를 실시했다.
청정에너지 차량 적극 보급 등 2010년 이래 중국 국내 신에너지차량이 빠르게 성장했으며 현재 전국 전기버스 비율은 2015년의 20%에서 60%까지 증가했다.
또한 토지 구조 최적화, 면오염원 관리, 중점지역에 비산먼지 방지 체계를 구축하고 정교화 관리 수준을 높였다.
볏짚 자원화 촉진 등으로 위성측정자료 분석 결과 2020년 볏짚연소 발생지점은 2015년 대비 약 29.8% 감소했다.
역량강화 및 과학기술 발전, 국가 대기환경질 관측 네트워크 구축도 추진했다.
1436개 관측지점 구축을 통해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였다. 징진지 및 주변지역 중오염 발생 원인 분석 및 관리 사업을 시행하여 해당 지역 추동계 초미세먼지 특징과 대기 중오염 발생 원인을 파악했다. 징진지 지역에 ‘1도시 1대책’ 거점 추적연구, 데이터 공유 및 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정확하고 과학적인 오염 해결에 과학적 뒷받침이 됐다.
양국은 법집행 및 관리감독 강화, 국민 참여 제고를 추진했다.
국민 환경 의식을 지속적으로 제고시켜 녹색 저탄소 생활 실천, 위법 배출 신고를 통해 ‘같이 호흡하고 함께 분투하다’를 사회행동 규범으로 삼았다.
이러한 각국의 대기질 개선 과정에는 한중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함께했다.
한중 외교당국은 1993년 ‘환경협력협정’을 체결한 이후 총 23회 환경협력 공동위원회를 개최했고 대기분야는 공동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로 다뤄져 왔다.
2017년에 ‘한중 환경협력 계획(2018-2022)’을 체결했고, 2018년 한중환경협력센터를 베이징에 설치했으며 2019년 11월에는 양국의 대기분야 협력을 기존 조사·연구사업에서 예보정보 공유, 기술협력·정책교류 등 예방 및 저감 사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청천(晴天, 푸른 하늘)계획에 양국 환경장관이 서명하기도 했다.
청천계획은 3개 부문(정책 및 기술 교류, 공동연구, 기술산업화) 6개 사업(대기오염 방지 정책 및 기술교류, 자동차 오염규제 정책 교류 검토, 대기질 예보정보 및 예보기술 교류, 대기오염물질 입체 관측방법, 화학성분 특성 관측 및 수치모델 공동연구, 환경기술 및 산업 협력, 한·중 대기환경산업 박람회)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한 해에만 제2차 한중 연례 환경장관회의 등 30여회에 이르는 회의를 개최해 정책·예보·기술·산업 분야에서 교류를 실시했다.
2015년부터 한중 전용선을 통해 실시간 대기질 측정 자료를 공유하고 있으며 나아가 2019년부터는 측정자료 공유 범위 확대(한국 15개 도시, 중국 35개 도시), 예보정보 교류 실시(한국 19개 도시, 중국 11개 도시) 등 관측·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양국은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정책 공유, 공동 연수프로그램 운영, 인적교류 등으로 미세먼지 저감 역량 제고에 협력하고 있다.
한편 양국은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 대응을 위한 대책도 추진 중이다.
한국은 2019년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2차 계절관리제의 주요 시행조치로 ▲석탄발전소의 가동정지 및 상한제약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수도권 운행제한 ▲대형사업장의 자발적 감축 ▲선박의 저속운항 참여 ▲농촌 불법소각 방지 ▲취약·민감계층 이용시설에 대한 점검 강화 등이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2차 계절관리제 시행 두 달간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22㎍/㎥로, 지난해 동기간 26㎍/㎥ 대비 약 15% 감소했고 최근 3년 동기간 29㎍/㎥ 대비로는 약 24% 감소했다.
중국은 2017년부터 연속 4년 추동계(10~3월) 대기오염 종합관리 행동방안을 시행했고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징진지 및 주변지역을 예로 2019년 추동계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2016년 대비 32.7% 감소, 중오염(초미세먼지 농도 기준 150-250㎍/㎥) 일수는 62.2% 감소했다.
작년 10월, 중국 생태환경부와 관련 성 및 시정부와 공동으로 ‘징진지 및 주변지역, 펀웨이평원 2020~2021년 추동계 대기오염 종합관리 행동방안’, ‘장강삼각주 2020-2021년 추동계 대기오염 종합관리 행동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추동계 대기오염 종합관리 주요 시행 조치로 ▲고농도 발생시 중점업종 기업등급제에 따른 차별화된 감축조치 ▲합동관리 강화 ▲석탄난방을 가스와 전기난방으로 전환 ▲산란오 기업에 대한 철저 관리 ▲볏짚소각 금지 ▲철강업종 초저배출개조 시행 ▲도로운송의 철도운송 전환 중점 추진 ▲경유화물차 관리 ▲석탄보일러 관리 등이 있다.
양국은 이번 고농도 시기 대책의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대책 시행이 종료된 이후에는 각국 대책의 성과평가와 차기대책 수립에 적극 공조하기로 했다.
한중 양국 정부는 대기질 개선은 양국 국민 모두의 절박한 희망이며 양국 환경부는 양국이 ‘각자 또 함께’ 각각의 배출을 스스로 줄이고 나아가 상호협력을 강화해 양국 및 역내 환경질을 개선하여 국민들의 복지를 강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한국은 푸른 하늘과 깨끗한 공기가 일상이 되도록 가능한 모든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이번 합동 발표는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한중 양국의 협력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동북아 미세먼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중국을 비롯한 이웃나라와 협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 룬치우 생태환경부 장관은 양국이 추진한 미세먼지 저감정책과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은 녹색발전, 질적발전,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을 것이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확하고 과학적이며 법에 따르는 오염관리를 통해 초미세먼지와 오존의 동시관리를 강화해 오염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고 또한,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로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양자 및 다자협력을 통해 지역 및 전 세계 생태환경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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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