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장작,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남겨지는 온기

타닥타닥, 조용히 부서지는 소리 속에서 나무는 서서히 형태를 잃어가지만,그 자리는 오히려 더 또렷해진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남아가는 시간이다.
검게 그을린 나뭇결 위로 번져가는 불꽃은 마치 기억을 더듬듯 천천히 움직인다.
한때 숲의 일부였던 나무는 이제 빛과 열로 다시 태어나고, 그 온기는 누군가의 손끝과 마음에 닿는다.
불은 파괴의 이미지로만 읽히지 않는다.
이 장면 속 불꽃은 오히려 ‘남김’에 가깝다. 타오르며 스스로를 덜어내는 과정 속에서, 더 깊은 온기와 빛을 남긴다.
우리는 종종 사라짐을 두려워하지만, 이 불길 앞에서는 다르게 느껴진다.
끝이 아니라 변형, 소멸이 아니라.
불꽃은 말없이 이야기한다.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다른 모습으로 우리 곁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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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택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