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내려앉은 제천의 아침… 젖은 도시 위로 흐르는 고요

충북 제천시의 의림지 산자락 위로 안개가 천천히 흘러내렸다.
마치 산이 숨을 고르듯, 하얗게 피어오른 물기는 능선을 따라 부드럽게 번져간다.
젖은 공기는 무겁지 않고 오히려 가볍다.
비에 씻긴 나무와 흙, 그리고 도시의 건물들까지 한층 또렷해진 색을 드러낸다.
그 위를 덮은 안개는 모든 경계를 흐리며 풍경을 하나로 묶는다.
전봇대와 전선, 집과 도로가 있는 일상의 공간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낯설다.
익숙한 곳이 잠시 다른 얼굴을 드러내는 시간, 그것이 비가 남긴 또 하나의 장면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걸린 안개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머물고,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도시는 조용히 숨을 고른다.
비는 그치고, 풍경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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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택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