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참사 9년 만의 위로금 지급…“늦었지만 아픔 보듬는 첫걸음”

사망자 29명에 1인당 1억 원 지급 결정…충북도 특별조정교부금 20억 원 지원
앞으로 대형 재난발생시 형평성 등 현실적 어려움 고려한 논의 이어질 듯

▲제천화재 참사 위령제

지난 2017년 12월 21일 발생한 제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참사 희생자 유족들에게 사고 발생 9년 만에 위로금이 지급되면서 지역사회가 다시 한번 참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제천시와 제천시의회는 '제천시 하소동 화재사고 사망자 유족의 지원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사망자 29명에 대해 1인당 1억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총 지급 규모는 29억 원에 달한다.

이번 위로금 지급 재원은 제천시 예산과 충청북도의 특별조정교부금 지원을 통해 마련됐다. 특히 충북도는 직접 보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약 20억 원 규모의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해 사실상 위로금 지급의 재정적 기반을 제공했다. 나머지 9억원은 시비로 충당한다.


제천 화재참사는 당시 사망자 29명, 부상자 40명이 발생한 대형 재난으로 전국적인 충격을 안겼다. 인구 13만여 명 규모의 지방도시에서 발생한 초대형 인명 피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는 이를 단순 사고가 아닌 '지역 공동체의 참사'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위로금 지급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사고 직후부터 위로금 지급 논의가 이어졌지만 법적 근거와 형평성 논란, 충북도와 유족 간 협상 결렬, 손해배상 소송 등이 이어지며 장기간 표류했다.

전환점은 제천시의회의 조례 제정이었다. 시의회는 여야 만장일치로 관련 조례를 통과시키며 위로금 지급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위로금심의위원회가 구성돼 지급 규모와 대상 범위를 최종 확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2026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족 지원이 오랜 기간 해결되지 못했던 현안이었던 만큼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급물살을 탄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지역사회에서는 정치적 해석을 떠나 9년간 이어진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지역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재난은 법률과 제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공동체의 상처를 남긴다. 제천 화재참사 위로금 지급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가 희생자와 유족의 고통을 기억하고 책임을 나누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도 대형 재난 발생 시 일률적 기준보다는 피해 규모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유족들의 현실적 어려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특별법 또는 조례 제정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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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