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정은택 시선으로 보다] 용두산의 아침

안개 너머로 드러난 제천, 잠에서 일어나는 시간의 결

▲ 용두산 정상 /사진 정은택
  용두산에서 내려다본 아침의 제천은 또렷하지 않다.
하지만 그래서 더 정확하다.

옅게 깔린 안개가 도시를 덮고, 산과 마을의 경계를 부드럽게 지운다. 멀리 아파트 단지는 흐릿한 선으로 남고, 들판은 바둑판처럼 정리된 채 겨울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다.

그 사이, 물을 품은 작은 저수지는 고요하게 중심을 잡는다. 바람도, 소리도 크지 않은 시간. 모든 것이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도시는 천천히 호흡을 시작한다.

산 아래로 이어지는 길과 마을은 분주함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 높이에서는 그저 ‘움직임의 예감’으로만 읽힌다.

사진 앞쪽에 걸린 가지들은 계절을 먼저 말한다. 아직은 앙상하지만, 곧 피어날 시간을 알고 있는 듯 조용히 서 있다.

용두산의 아침은 선명하지 않다.
대신, 하루가 시작되기 직전의 결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흐릿함 속에서,
제천은 조금씩 또렷해진다.

▲용두산 정상에서본 제천 / 사진 정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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