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대상 정책제안 설문, 타당성 부족 드러나

제천시가 최근 전문기관을 통해 ‘인구 감소 지역 대응’ 기본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설문결과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는것이 제천시 입장이다.  1459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의 대주제는 ‘내가 제천시장이라면 100억원을 어떻게 사용할까?’ 였다.

부연으로 정부로부터 ‘인구 소멸 대응 기금’을 연평균 ‘100억원’ 받는다면 어떤 분야에 어떻게 사용해야 좋을까요?”라고 묻는 설문이었다.

▲ 제천시 설문조사결과 (제천시 제공)

설문결과 산업, 문화, 교육,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제안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관점에서 유효한 정책은 없다는 평가다.

언론에 공개된 제안 내용을 세명대학교 정00교수가 분석했다.


제안 1. 기업 유치는 어렵겠지만 관광 산업을 적극 개발해 인구를 유입하겠다. 

평가: 제천시는 이미 관광산업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그럼에도 실적이 좋아지지 않는다. 막연히 이런것이 효과가 있을것이라는 제안이 정책 아이디어가 되어서는 안된다.  100억원으로 관광산업을 개발하는것이 가능할까?    

제안 2. 바이오산업단지를 개발하겠다.

평가: 바이오산업단지를 개발하면 바이오 기업이 들어올것인지를 고민하고 제안을 하면 좋겠다.

"이러면 좋아질 것 ”이라는 주관적 제안은 곤란하다. 제안은 합리성을 필요로 한다. 100억원으로 바이오산업단지 개발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제안 3.  산업단지와 농공단지 근로자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

평가: 현재 조성된 산업단지도 100% 분양 되지 않는다. 정주여건 개선은 여건이 악화된 경우에 하는것이 상식이다. 사방이 빈집인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수 없는 제안이다. 100억원으로 집을 100채 지어도 일자리가 없으면 빈집이 된다. 


제안 4.  대기업 유치를 위해 아예 100억원을 모두 투자하겠다

평가: 대기업이 오길 바라는 시민의 갈망은 이해되나 대기업이 오려면 물류와 인력, 교통망 등, 사회 인프라가 필수다. 100억원으로 가능하다면 모든 지자체가 대기업을 유치했을 것이다. 하다 못해 공업용수가 부족한 제천시 환경조차 이해 못하는 제안으로 정책값이 제로에 가까운 제안이다. 


제안 5. 세명대학교의 학생 유출을 막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구축하겠다. / 대학교에 특별한 과를 만들어서 학생을 유치하겠다. 

평가: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한 것은 시민 누구나 안다. 하지만 방법이 별로 없다. 대학교에 특별한 과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무슨과를 만들어야 하는지 구체적 제안이 필요하다. 이런식의 제안은 특별한 정책을 펴면 우리시가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또한 100억원의 용처에 대한 의견도 꼭 필요하다.  

 

제안 6.  학교를 많이 지어 학생들이 모이도록 하겠다

평가: 학생이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제안이다. 100억원이면 학교를 1개쯤 지을수 있을까?


제안 7. 청년 창업자를 확대하겠다.

평가: 청년창업이 경쟁력이 있는지를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100억을 청년들에게 써야 한다면 구체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창업을 할 청년들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제안 8. 출생부터 임종까지 복지 서비스를 확대하겠다

평가: 복지서비스 재원 확보에 대해 언급이 없다. 모든국민에게 평생 일 안해도 먹고살게 해 주겠다는 식의 제안은 평가할 의미도 없고 100억원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제안 9. 아이를 키우기 쉽도록 돌봄 시설을 확충하겠다

평가: 의미있는 제안이다. 다만 재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범위를 정하면 더 좋은 정책이라고 본다.


제안 10. 노인 주거 안정을 위한 요양 시설을 확충하겠다

평가: 요양시설은 민간이 하도록 해야한다. 하지만 공공이 해야 한다면 100억원의 기금으로는 반짝효과 밖에 없을 것이다.


제안 11. 대학병원이나 공공의료원 등 대형병원을 유치하겠다

평가: 병원은 경쟁력이 있으면 저절로 온다. 경쟁력이 없어 못오는 것이다. 100억원을 지원받고 올 수 있는 병원의 규모는 미미하거나 의미가 없다고 본다. 


평가를 해 준 정00교수는

대부분의 제안은 의미가 없었다. 한 두 건이 실현성이 있지만 구체적 방법이 없어 평가가 어려웠다.

이런 설문결과를  실제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제천시의 각오를 지지해야 할까요? 라면서 평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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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