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없는 행정.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제천시 송학면 포전리는 제천시의 진산인 용두산 뒤에 자리하고 구석기 유적인 점말동굴이 소재한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약 300명이 거주하는 작은 시골 마을인데 하천 주변에서는 논농사, 산비탈에서는 밭농사와 과수를 재배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다. 
▲ 송학면 영역


이렇게 조용한 마을이 시끄러워진 것은 시립화장장으로 부터 시작된다.
제천화장장은 일제시대 신백동에 설치되어 1976년 송학면 포전리로 이전되었다. 
제천시 인구가 늘면서 화장장의 규모를 키워야 했고 결국 주민들이 반발한다. 

2008년 화장장 신축과 화장로 4기를 신설하면서 제천시는 주민들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총 160억 800만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하고 지원금과 별개로 화장장 운영을 마을에 위탁한다. 
화장장 위탁운영은 전문성 부족등의 문제가 드러나 2012년 다시 직영체제로 전환했다.
현재까지 마을에 지원된 금액은 자연장지조성사업과 마을공동우사 건립, 마을회관 증개축사업, 한우 및 양축장비 구입 등의 명목으로 약 100억 원이 집행됐다.

▲ 100억원의 사업비를 집행하던 (주)해피포전 전경

주민들에게 지원된 사업비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지원하기로 약속한 금액 60억 원은 마을에 갈등이 생기자 보류된 상태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원금 60억원으로 화식한우영농조합의 한우 입식과 숯가마찜질방 조성 등을 구상 중이었으나 지원이 미루어지면서 마을이 운영하던 모든 사업이 실패했다면서 책임을 시로 돌린다.
문제가 발발하고 10년이 넘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 내부 문제를 보여주는 현수막.

지원금 외에 마을에 투입된 사업비는 더 있었다.  
용두산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로 67억원이 집행되었는데 주민들은 이 사업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농촌소득사업을 목적으로 6억여원의 보조금을 받아 설립한 용두산기능성발효시설영농조합법인은 2012년 시설을 완료한 후 한 번도 된장, 고추장 등을 생산한 적 없이 현재 흉물로 방치 돼 있고 포전리에 보조금 1억6000만원을 지원한 농산물판매장 역시 농산물은 판매하지 않고 2016년부터 개사료 판매장으로 임대해 주고 있다고 한다. 
35억원이 투입된 한우축사는 소 한마리 없이 방치되고 있다.  
▲ 워크넷에 공개된 화식한우 영농조합법인 정보  

이렇게 제천시가 보조금으로 지원한 100억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흔적이 있더라도 흉물스런 모습은 마을 주민들 자긍심을 무너뜨린다.
화식한우영농조합법인은 지금까지 시설비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고 운영을 맡았던 사람들은 서로 책임을 회피한다. 그 중에는 전직 공무원도 있는데 해피포전 사무국장을 맡아 마지막까지 급여를 받았다고 한다.  

▲ 여기저기 붙어있는 현수막

보조금을 관리할 제천시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제천시가 잘못한 것은 책임을 회피하고 시민이 조금만 잘못하면 추상같이 책임을 묻는 행정이다. 
제천시가 책임을 다하는 행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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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