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의 햇살이 골목 위로 길게 내려앉았다.
버스가 지나가는 도심의 한켠, 한 사람의 뒷모습이 조용히 빛 속을 걸어간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오래 시선을 붙든다.
역광으로 번진 빛은 현실과 기억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고, 희미한 안개처럼 퍼지는 공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하루를 떠올리게 한다.
무심히 걷는 인물의 뒷모습에서는 현대인의 고독과 일상의 묵직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어디론가 향하고 있지만 목적지는 보이지 않고, 말없이 걸어가는 발걸음만이 하루의 시간을 설명한다.
특히 화면을 가득 메운 부드러운 빛은 단순한 자연광을 넘어 감정의 언어처럼 다가온다.
눈부시지만 따뜻하고, 흐릿하지만 선명한 감정이 사진 전체를 감싼다.
도시의 소음과 차량, 버스가 존재하지만 사진 속 분위기는 이상하리만큼 고요하다.
이 사진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보다 ‘어떤 감정을 남길 것인가’에 더 가까운 사진작품이다.
평범한 거리 위 한 사람의 뒷모습을 통해 우리는 각자의 삶 속 외로움과 희망, 그리고 지나가는 시간을 만나게 된다.
빛은 결국 사람을 비춘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우리는 오늘의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저작권자 ⓒ JD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은택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