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으로 다시 피어나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새순은 그대로 물속에 내려앉아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초록과 노랑이 섞인 봄빛은 물결에 따라 길게 늘어지고, 형태를 잃은 듯 보이지만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물 위에 비친 나무의 반영은 현실보다 더 부드럽고 유연하다.
실제 풍경이 선명한 구조를 가진다면, 반영된 풍경은 감정처럼 흐르고 흔들린다.
그 속에는 계절의 움직임과 시간의 결이 함께 담겨 있다.

이날 풍경은 특별한 연출 없이도 충분히 완성된 한 폭의 그림이었다.
물결이 만들어낸 자연의 붓질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없는 유기적인 선을 그려냈다.
결국 이 사진이 말하는 것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보이는 것보다 ‘흔들리는 것’ 속에 더 진짜가 있다는 것.
그렇게, 물 위에서 한 번 더 완성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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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택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