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위 번진 나무의 그림자…자연이 만든 가장 느린 풍경
움직임 없는 순간 속에서 더 또렷해지는 존재의 깊이느껴

바람 한 점 없는 수면은 거울처럼 고요하고, 그 위에 선 나무들은 자신을 그대로 비추며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사진 속 풍경은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요소 없이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잎을 떨군 나무들의 가지는 마치 오랜 세월을 견뎌온 흔적처럼 굽이치며 서 있고, 그 모습은 물속에 또렷하게 투영되어 현실과 반영의 경계를 흐린다.
물안개가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며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산과 숲은 희미하게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사이로 스며드는 빛은 차갑지만 따뜻한 여운을 동시에 남긴다.

갈대는 계절의 끝자락을 말해주듯 바람 없이도 미세하게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은 단순한 자연의 기록을 넘어 ‘머무름’에 대한 이야기~~~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는 순간, 이렇게 멈춰 바라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소란하지 않기에 더 깊고, 움직이지 않기에 더 많은 것을 담아내는 자연 스스로 만들어낸 가장 정직한 작품이다.
그 고요 속에서, 우리는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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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택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