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일 때 기회를 예측하고, 기회를 잡았을 때 위기의 힘을 무시하지 않는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 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한 K콘텐트 산업의 중심에서 위기를 기회로, 그리고 기회를 또 다른 기회로 굵직한 성과를 n년째 보여주고 있는 사람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이소영 대표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함께 글로벌 샛별로 거듭난 정호연의 메가 히트 후 2년, 영화 '미나리'로 골든 리스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한예리, Apple TV+ '파친코'에서 선자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김민하, 선자의 엄마와 어린 선자 역으로 얼굴을 알린 정인지와 유나, 미국 넷플릭스 시리즈 '엑스오, 키티(XO, Kitty)'로 월드와이드한 행보를 보여준 최민영, '오징어 게임2' 출연을 예고한 박규영의 매니지먼트를 맡아 글로벌 무대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단순 매니지먼트 대표가 아닌, 공명 김성규 변요한 엄정화 이하늬 조진웅 등 한국을 대표하는 약 38명 배우의 '아티스트 브랜딩 디렉터'로 전방위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이소영 대표는 그 능력과 역량을 인정 받아 최근 미국 대표 연예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가 발표한 '2023년 국제 방송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35인'('The 35 Most Powerful Women in International Television')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현재 여성들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회사의 C-suite(고위 경영진)로 활동하고 있다. 35인 여성의 성공 사례들이 전 세계 영화와 방송, 미디어 산업에 더 밝은 미래를 제시할 본보기이자 영감으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취지에서 선정했다"면서 사람엔터 창립자이자 CEO 이소영 대표에 대해서는 "한국 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젊은 글로벌 스타를 발굴한 장본인"이라고 설명했다.
발표 전 후로 JTBC엔터뉴스와 의미 있는 인터뷰를 갖게 된 이소영 대표는 먼저 여성 CEO로서 글로벌의 주목을 받게 된 것에 대해 "뜻 깊은 리스트에 선정돼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할리우드 리포터의 산업에 대한 애정과 리더들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관찰에 감동했다"며 "결국 사람이다. AI 시대에 사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는 확신과 영감을 받았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미디어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귀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진심을 표했다.
매 해 JTBC엔터뉴스와 인연을 이어오며 다양한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이소영 대표는 매 해마다 달라지는 산업 전반의 분위기와 사람엔터의 현재를 이야기 하면서 동시에 미래 지향적인 비전으로 놀라움을 선사해왔다. 안주하지 않는 노력의 성과들을 언젠가 반드시 눈에 보이게 만드는 저력. 이번 인터뷰에서는 사람엔터의 기준이자 중심이 되는 '사람'에 대한 진정성을 여러 번 어필하며 한국 매니지먼트에 부는 변화의 바람과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국내 매니지먼트들도 아티스트를 단순 관리하는 소속사 수준에서는 이미 벗어나고 있는 추세다. 아티스트를 브랜딩화 시키고 더 나아가 제작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 사람엔터 역시 다양성 영화 프로젝트 G-시네마 사업, 환경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 공헌 및 환경 보호 활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면서 웨이브 오리지널 영화 '데드맨' 제작,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공동 제작 등에 참여하며 아티스트들과 함께 사측의 영역도 확장 중이다. '함께' 일궈내고 있는 믿음과 신뢰의 움직임이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최근 영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대표 연예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가 발표한 '2023년 국제 방송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35인'에 선정됐는데.
“뜻 깊은 리스트에 선정되어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 리스트는 더 할리우드 리포터가 전 세계 영화와 방송 미디어 산업에서 고위 경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성공 사례들을 알리고 영감을 주기 위한 취지로 선정한 것이라고 한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의 산업에 대한 애정과 리더들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관찰에 감동했다.
결국 사람이다. 일하는 사람들을 케어하고 함께 존중하는 것, 그것이 AI 시대에 사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는 확신과 영감을 받았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미디어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보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사람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확신을 갖게해줘 감사하다.”
-대표의 축적 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사람엔터의 발전과 성장, 이에 따른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활약이 다양한 방면에서 꾸준히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펜데믹의 영향도 있었지만, 정말 많은 것이 생겼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시대다. 그 속도가 과거에 비해 굉장히 빨라졌다. 정보를 공부할 시간적 여유가 없고, 양도 많아 습득하고 사고하는 시간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조직적인 면에서도, 아티스트와의 협업 부분에서도 변화에 따른 변화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지금 우리가 보고 경험하는 시대는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들이 이미 과거에 다 예측했던 그림이다. 사람엔터는 변화에 적응하며 피보팅중이다. 아티스트들의 브랜딩을 셋업하고 실행 전까지 현재에 맞는 것인지 핏을 맞춰보고 실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많이들 앞서간다고 평가해 주시는데 나와 사람엔터는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K콘텐트에 대한 관심과 글로벌 시장의 경계는 이제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까워졌다. 사람엔터는 두 발 앞선 준비로 그 속도감을 무리 없이 받아 들이고 맞춰 나간 국내 몇 안 되는 엔터테인먼트사인데, 그럼에도 조직적으로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무엇인가.
"아주 단순하게는 만남의 방식부터 달라졌다. 예전에는 할리우드, 미국 시장을 경험하고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현지로 직접 날아가야 했다. 배우들과 함께 여러 고충을 겪기도 했는데, 지금은 화상 미팅, 줌 미팅 등을 통해 충분히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이동 시간은 절약됐지만 그 만큼 결정이 빨라져서 업무량이 훨씬 많아졌다. 산업의 기본 시스템이 바뀌고 있고, 개혁과 구조, 개조가 필요한 시대에 기존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실무까지 병행해야 하는 만큼, 업무의 영역과 퀄리티의 갭이 매우 커졌다.”
-이끌어야 하는 대표로서 고민도 많겠다.
"리더는 결국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하고, 앞서 설명한대로 업무 영역이 글로벌로 와이드해진 만큼, 넓어진 업무 영역에서 구성원들과 아티스트들이 파악하지 못한 프로세싱의 빈틈과 구멍들을 디테일한 부분까지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점검하며 결정해야 한다. 기존에 갖고 있던 시스템을 어떻게 정비할 것이냐, 리모델링을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도 상당하다. 많은 대기업들은 이미 시행에 들어간 '슬림한 조직', '효율적인 조직', 슬림하면서 동시에 파워풀한 조직구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사람엔터의 경우 내년에는 원하는 그림의 조직을 운영할 수 있을 것 같고 실행할 때가 됐다고 본다. 정호연 배우의 '오징어 게임'이 크게 터지면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바로 돌입해야 했고, 그 안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훈련은 돼 있고, 조직 변화를 진행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아직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어떤 걸 채워 넣고, 필요 없는 부분을 떼어 낼 지 고심 중이다."
-배우들과의 파트너십에도 변화가 생겼을 것 같은데.
"예전에는 배우에게 좋은 작품을 찾아 주고, 쌓인 필모그래피를 바이오그래피로 만들어 브랜딩 시키는 것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매니지먼트는 배우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셋업되면 가치를 올리는 일을 했던 사람들인데, 이제는 밸류에이션을 넘어 브랜딩화까지 한꺼번에 해도 될 정도로 역시 속도가 빨라졌다. 사람엔터를 밖에서 볼 땐 아직 배우전문회사로 보이지만, 드라마·영화 등 작품 콘텐트는 물론, 예능·음반·팬미팅까지 엔터 전반에 걸치지 않은 사업이 없다. 이전엔 아티스트 인사이트가 아트를 통해 밸류업되는 과정이 있었고, 이제는 아티스트의 가치를 브랜딩하기 위해 아티스트와 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로운 문을 계속 열어 나가고 있다.
"일단 더 이상 '찾아가는 관객'이 아니다. 관객 입장에서 유저 입장으로 넘어갔고, 콘텐트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매니지먼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는 '스타성'이 더 더욱 필요하게 됐다. 할리우드는 오래 전부터 콘텐트를 통해 스타를 육성했다. 우리도 음반, 가요계는 일찍이 그런 그림을 그려 왔지만 배우는 다소 달랐다. 그러나 이제는 배우도 아티스트로 커리어를 통합 시켜 하나의 브랜드를 완성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했고, 이를 사업화 시킬 수 있는 시장이 열렸다. 콘텐트 유통 시장이 커졌기 때문에 'NEW 스타' 들이 다방면에서 각광받을 수 있다. 동행할 수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손 잡는 것이 새로운 숙제가 됐다."
-확실히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시대가 됐다.
“때문에 현재에서 미래를 봐야 현재가 된다는 것이다. 통상적인 현재는 과거에 해온 것들에 대한 답습이지 진짜 현재가 아니다. 일례로, 배우 브랜딩의 일환으로 팬덤을 형성하고 관리하는 방식도 변화가 필요하다. '팬덤'이라는 자체가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자 트랜드가 됐다. 영향력과 중요성도 커졌다. 아이돌은 최소 5~7년 정도 준비를 하고 데뷔해 팬덤이 동시에 붙는다. 배우는 실전에서 작품으로 쌓고 쌓아 '나 저 사람 연기 보고 싶어. 저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내 인생을 같이 가고 싶어' 정도의 충성도 있는 팬심을 만드는데 대부분 10년 이상 걸렸다.
배우 매니지먼트도 좋은 작품을 바탕으로 아티스트 본연의 매력과 잠재력을 동시에 어필해 신뢰성을 쌓게 하는 일이 기본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아티스트를 브랜딩하기 위해서는 그 신뢰성과 함께 브랜딩 디렉터로서 배우들의 재능뿐 아니라 그가 가진 인사이트와 철학에서 영감을 받아 오랜시간 그것이 아웃풋이 되게끔 하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예를 든다면 재능을 더 키워주기 위한 인큐베이팅 전략으로 유튜브에 투자하기도 하고 인사이트와 철학을 기반으로 아티스트의 브랜딩을 위한 전략으로 도네이션 캠페인을 비롯해,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까지 아티스트 본연의 브랜드를 정립하고 정확히 드러내기 위한 수많은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 타이밍을 아티스트와 심도 깊게 의논해 실행한다.”
-최근 사람엔터 공식 유튜브 채널 '로그인'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와 소속 아티스트들의 협업 콘텐트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와 사람엔터 유튜브 채널 로그인, 소속 배우 공명, 최민영이 컬래버레이션으로 영상 콘텐트를 제작해 오픈했다. 브랜드 회사와 전략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티스트를 패키징해 기획부터 제작, 런칭, 홍보까지 전 단계를 함께 협업하며 콘텐트를 제작, 운영하는 것이다. 배우들의 IP를 활용해 브랜드와 자체 채널이 윈윈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함께 할 아티스트의 의견도 확실히 중요하겠다.
"앞서 말한대로 아티스트 브랜딩은 제품이 아니고 사람이기에 아티스트들의 자기 객관화와 철학 등을 기본으로한 그들의 동의와 신뢰가 우선이다. 아이돌 회사와 배우 회사가 달랐던 건, 가요계는 유통 시장 있었고, 두터운 팬덤이 존재했다. 콘텐트 시장도 막강한 자본으로 전세계에 배급하는 유통 시장에서만 스타성과 팬덤이 힘을 가졌지만, 정호연 배우만 보더라도 OTT 시장의 배급 유통 시장 덕분에 우리의 아티스트들이 막혀 있는 배급 시장에서의 불리한 입지가 아니라 전세계를 상대로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자기 퍼포먼스를 전 세계로 알릴 수 있는, 월드 팬덤을 가질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현명한 아티스트라면, 언제 자신에게 올지 모르는 행운을 기다리고 반복되길 바라기보다, 어느 시대에 어떤 경쟁력을 지닌 파트너들과 어떠한 협업을 할 것인지가 중요할 거라 생각한다.
전방위 콘텐트를 코디하고 디렉팅하는 '브랜딩 디렉터'로서, 한계가 있는 배급 시장에서 갑갑함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오래 전부터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가수 기획자 못지 않은 기획자로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이제 좀 해볼 만 한 것 같다. 솔직히 내 시대에는 못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니까, 나이 등 다 상관 없이 국가대표급 기술자들을 브랜딩 하고 싶고, 팔딱팔딱 뛰는 배우들과 함께 하고 싶다."
-올해 눈에 띄는 시작을 알린 배우는 단연 박규영이다. 아주 크게는 넷플릭스 메가 히트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에 합류했고, 글로벌 명품 브래드 구찌 글로벌 앰베서더 자리까지 꿰찼다.
"굉장히 스마트한 배우다. 내가 생각하는 스마트한 배우라는 것은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를 떠나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 있는가, 못하고 있냐'를 말한다. 박규영 배우는 기본적으로 돌아가는 순리를 잘 아는 것 같다. 도덕적이고, 상식적이다. 요즘 세대가 좋아하는 애티튜드와 센스가 돋보이고, 이해도가 높고, 생각이 깊어 자신보다 위 세대와 소통이 어렵지 않다.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한다. 또 박규영 배우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알아챈다. 기회에 대한 가치를 잘 아는 거 같다. 그리고, 멀리 보고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있다. 그 이상의 스타성의 조건이 있을까."
-최수영은 아시아 4개국 5개 도시에서 첫 팬미팅 투어 '마이 뮤즈(MY MUSE)'를 성황리에 마쳤다. 소녀시대 멤버이기도 하지만, 배우로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기도 하다. 지향하는 멀티테이너에 가장 부합하는 아티스트가 아닐까 싶은데.
"현재 멀티테이너로 신뢰를 쌓아가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있다. 최수영 배우는 소녀시대의 글로벌 활동으로 이미 우월한 커리어가 쌓여 있어 신체적으로 멘탈적으로도 매우 힘들 수 있는 순간에도 한 번도 힘들어하거나 지친 기색을 보인 적이 없다. 사실 그런 커리어와 실력, 체력이 바탕이 되어 연기뿐 아니라 많은 창작 활동에서 굉장한 능력을 보인다.
사실 아무리 많은 전략을 제안해도 신뢰가 없거나 체력이 부족하면 실행 자체가 불가능한데 최수영 배우와 해온 과정들 때문에 그것들(신뢰, 체력)에 대해 서로 의심한 순간이 없이 할 것들에 대해서만 깊게 논의하고 실행해온 것 같다. 그래서, 작품이 끝나자마자 제안한 글로벌 팬미팅도 지치지 않고 정말 단단히, 너무 충실히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소녀시대의 팬덤이 우리에겐 큰 힘이 됐고, 그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이 소중했다. 팬들을 소중히 아끼는 아티스트의 정성이 그대로 팬미팅에 녹여졌다.
-배우의 연령대가 다양하고,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도 강점이다.
"배우 개인적 능력이나 자질을 평가하는건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계약 때 기준점은 우리끼리는 서로 동기부여를 주는 사람들을 원한다. 영향을 주는 관계가 좋지, 상처를 주는 관계는 원하지 않는다. 플러스 기운과 마이너스 기운이 서로 도움이 될 때도 있지 않나. 우리가 갖고 있는 에너지가 융화되기를 바란다.”
-최근 공격적인 영입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공격적이었나.(웃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하. 김민하 배우가 MC로 합류했던 tvN '알쓸별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에서 유현준 교수님이 하신 말씀인데 'AI와 달리 인간은 공간에서도 관계를 설계한다'는 것이다. 관계를 설계한다는 건 결국 감정이다. 아무리 지능 높은 AI가 만들어져도 감정은 다른 카테고리다. 인간을 이해하고 감정을 교감하며 관계성이 생기는데 우리가 하는 일이 그 관계성에서 스토리를 만들고 창작하는 일이지 않나. 영입을해야지 하고 아티스트를 영입한 것은 아니다. 그 중요한 관계성으로 추천받은 아티스트들이 많다.”
-'인간 관계'라는 것이 알아도 실행하기 제일 어렵고 예민한 문제 아닌가.
“좋은 것과 안 좋은 건 늘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것만 취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취하지 못한다. 이건 내가 갖고 있는 철학이자 세상 이치다. '좋은 것이 들어오는 순간, 안 좋은 것도 같이 들어온다' 똑 같은 불륨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좋은 일이 있어도 마냥 들뜨지 않고,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늘 세워둔다. 특히 인간관계의 일이 더 그렇고 어렵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도 고생을 많이 한다. 축하하기보다는 아무리 축하할 일에도 같은 볼륨의 리스크를 걱정하는 대표 때문에.. (웃음)”
-소위 '질량보존의 법칙'이라고 하지 않나.
“우리는 현실에서도, 작품 안에서도 성장담을 쓰는 사람들이다. 위기가 왔을 때 성장이 온다. 너무 큰 위기를 겪어 겁이 나는 건 인정하지만, 인간에게는 위기가 있을 수 밖에 없고 그게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다. 또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상황에 맞게 시스템을 복구하고 재정비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한 아티스트에 대한 반응이 터졌을 때, 제안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 아마 상상 이상일 것이다. 그것을 하나 하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클리어 시키는 것이 노하우다. 사람엔터에 글로벌 아티스트가 나온 것 또한 절대 위기이면서 기회다. 월드 와이드 시장에서 제대로 된 브랜딩을 못 만들어내면 수면 위로 올라가지 못한 채 익사하는 것이다.
-국내 콘텐트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영화 산업의 위기가 전무후무한 분위기다.
“플랫폼 이동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는 현실이 됐고 심각한 고민은 필요한 때다. 극장은 찾아가야 하는 시설이다. 극장은 찾아가야 하는 시설이다. 그러나 지금의 관객은 시설이 아닌 곳에서 영화를 즐긴다. 추상적이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관객들이 떠나지 않는 콘텐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우선이다. 만들어놓고 '우리 영화 좀 사랑해줘!' 외치는 건 옛날 이야기다. 공룡이 멸망한 것처럼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위기일 때 성장의 기회가 찾아 온다고 하지 않았나. 지금의 영화계는 변화의 과도기에서 또 다른 성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했는데 많은 제작사들이 생겨 오히려 놀랐다. 다 같이 겪는 재난은 아무도 그 상황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견된 미래가 생각보다 빨리 현실이 된 만큼 발 빠르게 움직이면 된다.”
-처음 직면한 과제인 것도 맞다.
“그간 한국 콘텐트를 관객들이 얼마나 사랑해왔나. 몇 년 간 쌓인 콘텐트를 소비해 나가고 솔루션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피드백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관객들에게 강요의 입장을 전하는 건 무의미하다. 제대로 된 이야기와 콘텐트를 내놓는다면 수준 높은 우리 관객들은 또 수긍해 나갈 것이다.”
-퀄리티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다.
“10년, 15년 전부터 해외 영화제를 찾아 글로벌 관계자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해 왔는데, 당시 한국 사람들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는….(웃음) 하지만 지금은 한국 사람이 한국말을 하는 것부터 호감도가 다르다. 국내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전 세계 테이블이 K콘텐트를 주목하고 있다. 그 수준에 맞는 콘텐트를 내놓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 자본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오지 않을까. K콘텐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만큼, 만족도에 따라 다시 엄해질 수 있는 것이 투자다. 각광받을 때 잘 내놓는 것이 가장 큰 솔루션이지 않은가.
-사람엔터의 작품 제작 상황은 어떤가. 글로벌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기도 했는데.
"꼼꼼히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다만 이제는 '글로벌'의 의미가 없어졌다. K콘텐트가 나오면 자동적으로 글로벌 관심이 따라 붙고 있기 때문에 그냥 '콘텐트 준비'다. 유저 소비 방식. 콘텐트 소비 방식이 어느 정도 정립이 된 만큼 콘텐트들도 재편성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저작권자 ⓒ JD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정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