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펼쳐진 '우리 밀 이야기'와 특별한 북 콘서트

시와 빵으로 만난 느림의 미학, 따뜻한 나눔의 장이 되다

박상옥시인이 세번째 시집 밀밭의 어린왕자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11일, 충주시 연수동 갱고개로의  빵구소에서 특별한 문학 행사 ‘박상옥시인에게 듣는 우리 밀 이야기’ 북콘서트가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박상옥 시인, 이정록 시인, 박수자 시인 등 충주의 문학계 인사들이 참여해 시와 빵을 통해 ‘느림의 미학으로 구운 시’를 중심으로 인생과 철학을 나누는 자리였다.

박상옥 시인은 자신의 세번째 시집 <밀밭의 어린 왕자>와 아들 어린왕자를 소개하며 모자가 함께 구운 신선한 빵을 나눴고, 참석자들은 시집과 빵을 선물로 받아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참석을 예고했던 서평가로 유명한 김미옥 작가는 '꽃이 대신 참석한다'는 유머러스한 멘트로 아쉬움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충주중원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출간된 시집이 불우이웃돕기 기금을 위한 북콘서트를 통해 더욱 뜻깊은 의미를 더했다.


행사에는 사전 선착순 50명 제한에도 불구하고 방명록에 총 79명이 이름을 남기는 등 예상 이상의 관객이 몰려, 일부 참석자는 계단에서 관람해야 할 만큼 뜨거운 열기를 자아냈다.


각지에서 온 문인들과 친구들은 행사의 성황을 이루는 데 큰 힘이 되었으며, 충주의 조길형 시장님과 백인욱 중원문화재단 이사장님이 참석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행사는 많은 문학과 예술 애호가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마무리되었고, 참석자들은 앞으로도 충주에서 이러한 문화 행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행사를 마쳤다. 


빵집동료이자 세상을 느리게 사는 어린왕자 아들 허니와 함께


현재 박상옥시인은 아들 어린왕자와 함께 충주에서 빵을 굽고 판매한다.         


<밀밭의 어린왕자>


마음도 날씨 따라 흐리고, 개이고, 퍼붓던 날
첫 번째 콤바인이 실패하고 돌아간 뒤
다시 온 콤바인을 맞아 수확하는데

이거, 기계 임대료 안 나와요.
밭이 질고 경사라 더 못해요.

두 번째 콤바인도 가버린 후,

외국인 노동자 데려와
청동칼 사용하던 수렵인처럼 밀을 베는데
시간 맞춰 번역기를 들이대더니 가버린다.
땅의 주인은 외국인 아니라지만/
반월형 석도보다 좋은 21세기 낫이라 좋았건만
조상은 이보다 못한 낫으로 후손 먹여 살렸건만
오토카니 밀밭의 어린왕자를 낮달이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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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