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욕심이 화근? 고령층 보이스피싱 및 투자 사기 피해 증가… 대응 방안 시급
최근 한국에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과 투자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들이 자녀와 상의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금융 결정을 내리면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심리적 이유와 자존심, 세대 차이,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고령자들이 사기범들의 주요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예방책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 사례: 연이은 보이스피싱과 코인 투자 사기로 피해 본 고령자
1937년생 A씨는 7년 전 아내와 사별한 후 충북 제천의 시골에서 홀로 생활해왔다.
요양보호사가 매일 한 끼 식사를 챙겨주고, 나머지 끼니는 준비된 음식을 스스로 해결하며 자립적인 생활을 유지해왔지만, 금융 문제에서 점차 어려움을 겪게 된다.
A씨는 혼자 살면서 자녀와의 상의보다는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려고 했고, 이는 결국 큰 피해로 이어졌다.
첫 번째 사건: 보이스피싱으로 3,000만 원 피해
올해 봄, A씨는 낯선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 속 목소리는 딸의 음성으로 대출관련 납치당했다고 다급한 상황을 설명하고, 긴급히 돈을 송금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A씨는 딸의 안위가 걱정되 다른 자녀에게 확인하지 않고 곧바로 요청대로 3,000만 원을 직접 전달했다.
사기였음을 나중에 깨달았지만, 창피하고 스스로 부끄럽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자녀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두 번째 사건: 코인 투자 사기로 2,000만 원 피해
첫 번째 피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이번에는 코인 투자 사기에 속게 된다.
전화상으로 코인 투자권유에 A씨는 자녀에게 상의하지 않고 코인에 2,000만 원을 투자했다.
투자회사의 부장이라는 신뢰 있는 목소리의 권유자는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했고, A씨는 자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이 결정을 독자적으로 내렸다.
하지만 해당 코인 투자업체는 사기였고, A씨는 또다시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세 번째 사건: 의심스러운 앱 설치 요청
더 이상 사기를 당할 돈이 없어 절망 중인 A씨는 코인 투자 사기와 관련된 새로운 메시지를 받게 된다.
코인 사업자로부터 환불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메시지에 따르면 특정 앱을 설치하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은행 계좌 정보를 입력하면 기존에 투자한 코인을 되찾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더 이상 잃을게 없다는 심정으로 A씨는 메시지의 지시에 따라 일부 과정을 진행했지만, 앱 설치를 하는 것이 어려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이번에는 아들에게 연락했다.
A씨의 아들은 아버지의 요청을 받고 해당 메시지와 회사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코인 사업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인터넷에서 확인해 본 아들은 이 회사가 존재하지 않는 가짜 회사라는 것을 발견했다.
의심스러워진 아들은 즉시 경찰에 문의했고, 경찰은 이 사건이 보이스피싱 사기임을 확인해주었다.
아들은 또한, 보이스피싱 신고 조회 프로그램(https://www.114.co.kr/search?tab=scam)을 통해 해당 전화번호를 조회했고, 7,000건 이상의 스팸 신고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설명했지만, A씨는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코인 사업자의 계좌에 접속해 확인하려고 했다.
아들이 그 코인이 정말 아버지의 것인지 재차 물었을 때에야 비로소 A씨는 자신이 관련 코인을 실제로 구매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아들은 아버지의 휴대폰에서 해당 번호를 스팸으로 신고하고, 관련 메시지와 앱을 모두 삭제했다.
인터넷에 사례를 확인하니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 암호화폐 ETH 소각 예정 안내 문자나 ETH 출금안내' '잔여 ETH 58.3 환급처리 않하면 소각/소멸 예정' ?? 누구맘대로?? 지능적인 사기' 라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떠돌아 다닌다.
이 사건은 고령층이 자녀와 상의하지 않고 금융 결정을 독립적으로 내리다 피해 보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경찰관계자는 '있지도 않은 환급을 준다고 속여 개인정보를 알아내고 인증번호등을 보내라고 하여 아버님 계좌의 돈을 빼가거나 아버님 명의로 대출을 발생시키는 피해가 발생하니 더이상 그쪽과는 연락하지마시고, 즉시 112로 신고하시라 '고 충고하였다.
○고령층 사기 피해 급증…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
언론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액은 약 1.76조 원에 이르렀으며, 248,000건 이상의 송금 사기 사건이 보고되었다고 한다.
이 중 30% 정도만이 일부 피해 금액을 되찾았고, 나머지 피해자들은 경제적 손실을 전혀 회복하지 못했다.
고령층의 경우 특히 피해가 심각한데, 혼자 사는 경우가 많고 자녀와 상의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사기범들의 쉬운 표적이 되곤 한다.
최근에는 코인 투자 사기 같은 신종 수법도 확산되고 있다.
2023년 한 해 동안 코인 투자 사기로 인한 피해액은 1.1조 원에 달했다.
빠른 수익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코인 사기는 고령자들이 자녀와 상의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면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고령층이 자주 보이스피싱과 투자 사기의 표적이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특히 혼자 사는 경우가 많고, 자녀와 상의하지 않고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려는 경향이 강해 사기범들에게 쉽게 노출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자존심, 사생활 노출에 대한 꺼림칙함, 세대 차이,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 외로움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고령자들은 오랜 시간 가족을 책임져 왔기 때문에,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한다.
이는 자존심과 관련이 깊으며, 자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자신이 무능력하다고 인정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자녀와 상의하지 않고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는 이유 중 하나는 사생활 노출에 대한 우려다.
고령자들은 자신이 자녀에게 재정 상황을 비롯한 개인적인 부분을 모두 공개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
이는 자녀가 자신의 금융 문제를 지나치게 개입한다고 느낄 때 더욱 두드러진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과 기술 발전 속에서 고령자들은 자녀 세대와 소통하기 어려움을 느낀다.
자녀들의 조언이 자신과 동떨어졌다고 생각하거나, 새로운 기술과 금융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해 고립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세대 차이로 인해 고령자들은 자녀의 조언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고령자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보이스피싱이나 악성 프로그램을 쉽게 구별하지 못하고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사용하는 기술적 용어나 절차를 이해하지 못해 피해를 입기 쉽다.
혼자 사는 고령자들은 외로움을 느끼며, 자신이 여전히 능동적이고 유능한 존재임을 확인하기 위해 독립적인 결정을 고집할 수 있다.
이는 사기범들이 접근했을 때 쉽게 신뢰하게 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고령층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한 방안
고령층의 보이스피싱과 투자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 간의 신뢰 관계 형성 및 사회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사건에 접하면 공식채널을 통한 확인이 필요하며, 어려우면 112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디지털교육이나 예방교육, 보이스피싱 신고나 조회프로그램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고령자들이 자녀와 함께 금융 결정을 논의할 수 있도록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들은 고령자의 자존심을 존중하면서도 사기 위험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리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금융 관련 연락을 받았을 때는 반드시 해당 금융 기관의 공식 웹사이트나 고객 지원 센터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문자 메시지나 비공식적인 연락 수단으로 받은 정보는 신뢰할 수 없으며, 프로그램 설치 요구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고령자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이나 금융 사기 예방 교육을 제공하여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고령자들이 보이스피싱이나 투자 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보이스피싱 신고 조회 프로그램을 통해 의심스러운 전화번호를 조회하고, 스팸으로 신고하는 절차를 배우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고령층은 자존심, 사생활 보호, 세대 차이, 외로움 등의 이유로 자녀와 상의하지 않고 독립적인 금융 결정을 내리려다 사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녀와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소통과, 사회적인 예방 교육 및 지원이 필수적이다.
사회적 차원에서 고령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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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