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아래 오래된 한옥과 장독대가 들려주는 우리네 삶의 이야기

파란 하늘 아래 오래된 한옥 한 채가 고요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와지붕 위로 쏟아지는 햇살은 세월의 흔적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마당 한편에 놓인 크고 작은 장독대는 오랜 삶의 이야기를 묵묵히 품고 있다.
나는 이 풍경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어린 시절, 집 마당이나 담장 옆에는 어김없이 장독대가 있었다.
어머니는 장독 뚜껑을 열어 햇볕을 쬐고, 정성껏 담근 장이 잘 익어가기를 기다리셨다.
장맛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햇볕과 바람, 기다림과 정성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깊은 맛이 완성되었다.
돌이켜보면 우리네 삶도 그랬다.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자식들을 키우며, 하루하루를 견뎌온 부모님의 세월은 장독 속에서 익어가는 장과 닮아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오랜 시간이 쌓이면 깊이가 생기고, 말없이 베푼 사랑은 가족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오늘 마주한 장독대는 단순한 옛 살림살이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손길이 머물렀던 자리였고, 가족의 밥상을 책임졌던 생활의 역사였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편리한 생활 속에서 장독대는 점점 낯선 풍경이 되어가지만, 그 안에 담긴 기다림과 정성까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는 이 순간을 기록했다.
언젠가 이 한옥과 장독대가 지금과 다른 모습이 되더라도, 사진 속에서는 그 시절의 햇살과 사람들의 온기가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바라면서.
사진작가의 한마디
“장독 속 장이 세월을 견디며 깊은 맛을 내듯, 사람의 삶도 시간 속에서 깊어진다. 오래된 풍경을 사진에 담는 것은 사라져가는 집을 기록하는 일이자,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마음을 기억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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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택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