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축제, 단양온달문화축제와 충주 고구려축제 동맹, 제천은?

-충주와 단양의 고구려 축제 비교 및 제천의 고구려 축제 방향성 논의
-중부내륙권 고구려 역사문화벨트’를 조성


지방도시에서 축제가 미치는 영향은 경제적, 문화적으로 매우 크다.


단양군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축제 아이템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기업도시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충주시 또한 최근 관광 부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두 도시 사이에 위치한 소도시 제천시는 역사적으로 고구려 유물이 출토되는 등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를 활용한 축제나 관광 콘텐츠 개발에서 다소 뒤처져 있다.


이에 따라 제천시는 문화와 역사의 요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축제로 승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충주와 단양의 고구려 축제 비교>


고구려 문화는 한국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이를 기리는 축제는 각 지역의 특성과 목표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충주와 단양은 고구려 문화를 기리는 대표적인 지역이지만, 접근 방식과 운영 방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1. 충주의 고구려 축제


충주 고구려축제 동맹 -어린이 역사 퀴즈쇼-

충주는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고구려비가 발견된 지역으로, 역사적 가치가 크다. 이에 따라 충주에서는 ‘고구려 축제 동맹’을 통해 고구려 국가적 제천 행사였던 ‘동맹’을 현대적으로 재현하고, 학술대회를 병행하여 역사적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충주한림디자인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패션쇼, 어린이 역사 퀴즈쇼 등이 있으며, 미로정원 투어, 고구려 사신도 패브릭 포스터 만들기, 삼국시대 의상 체험 등 다양한 역사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이 고구려 문화를 보다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러나 충주의 고구려 축제는 학술적 접근이 강한 만큼, 일반 관광객이나 가족 단위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관광형 콘텐츠가 부족하고 체험형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요소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2. 단양의 고구려 축제


단양 온달문화축제 고구려복식 체험

반면, 단양의 ‘온달문화축제’는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조하는 축제이다.


단양은 뮤지컬과 연극 공연을 활용하여 고구려 문화를 감성적으로 전달하며, 고구려 마상무예 시범, 복식·갑옷 체험, 대장간 및 병장기 전시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단양은 온달관광지를 중심으로 관광객 유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으며,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전체 참가자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족 친화적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그 결과, 온달문화축제는 2023년 20,343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약 15억 원의 직접 경제효과를 창출했고, 충청북도 지정 유망축제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단양의 축제는 학술적 연구나 역사적 고증보다는 스토리텔링과 대중성을 강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깊이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제천의 고구려 축제 방향성>


2018년 제천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대규모 분묘 유적이 최초로 확인되면서, 지역의 고대사가 새롭게 조명될 계기가 마련되었다.


특히 이번 발굴에서 고구려계 금귀고리가 출토된 것은 제천이 고구려와 연관된 지역이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학술적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신라의 ‘고구려 내토군(柰吐郡)’이라는 지명은 제천이 신라 이전에 고구려의 영향권에 있었음을 암시하는데, 이번 발굴을 통해 그 가설이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제천의 고구려 문화축제는 충주와 단양의 강점을 융합한 형태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충주의 학술적 접근 방식과 단양의 관광형 콘텐츠를 조화롭게 결합하여, 학술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 체험형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림지 용추폭포


이를 위해 제천시는 의림지를 중심으로 한 고구려 역사문화 탐방 코스를 기획하고, 고구려 금귀고리를 비롯한 출토 유물 전시회를 개최하며, 고구려 시대 복식 체험, 전통 공예 체험 등을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의림지와 연계한 야외 역사 공연을 통해 고구려 시대의 삶과 문화를 생동감 있게 재현하고,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고구려 테마 푸드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관광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제천이 이러한 방향으로 고구려 축제를 발전시킨다면, 충주의 역사적 연구와 단양의 관광형 콘텐츠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제천은 단순한 역사적 발굴 성과를 넘어, 고구려 문화를 중심으로 한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충주, 단양과 협력하여 ‘중부내륙권 고구려 역사문화벨트’를 조성하고, 전국적으로 고구려 문화를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JD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영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