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찬성 집회: 젊은층 중심, 팬덤 문화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
-탄핵 반대 집회: 노년층 중심의 전통적 보수 집회
-선결제 문화, 연대와 갈등을 동시에 보여주다
참가자들은 각기 다른 세대와 계층으로 구성되었고, 집회 방식 또한 극명히 대조되며 한국 사회의 정치적 갈등과 세대 간 단절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동시에 음료, 핫팩 등을 미리 결제해 집회 참가자들에게 제공하는 ‘선결제 문화’와 자발적인 기부금 운동이 등장하며,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오후 3시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는 20~30대 젊은층이 주축을 이루었다.
서울시 생활인구 통계에 따르면, 참가자 중 20대 여성의 비율이 17.52%로 가장 높았고, 30대 여성(11.85%), 50대 남성(11.35%)이 뒤를 이었다.
이 집회는 팬덤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독특한 형태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응원봉을 들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합창하며 결속력을 다졌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집회 정보와 참가 방법을 공유하며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냈다.
한 참가자는 "윤석열 정부가 여성과 청년층의 목소리를 외면해왔다"며, "우리 세대가 직접 행동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찬성 집회는 젊은층의 요구를 반영하며 새로운 집회 문화를 형성했지만, 특정 세대에 집중되면서 다른 계층과의 소통 부족이라는 한계를 보였다.
같은 시간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는 60~70대 노년층이 주축을 이루었다.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노년층이었으며, 특히 70대 이상 여성의 비율이 30.64%로 가장 높았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헌정 질서를 수호하라", "탄핵 반대"를 외치며 국가 안정을 강조했다. 한 70대 여성 참가자는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지도자다. 탄핵 시도가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헌법과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대 집회는 종교적 신념과 유튜브를 통한 정보 소비가 결집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며 기존 보수 세력의 단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 활용 부족으로 젊은층의 참여를 유도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카페와 식당에 음료, 음식, 핫팩 등을 미리 결제해 집회 참가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다. ‘2024 촛불시위 선결제 지도’라는 홈페이지가 개설되어, 선결제 가능한 매장의 위치와 물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참가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광화문 광장 인근 한 카페에서는 요거트 음료 90잔과 핫팩 480개를 선결제를 통해 제공했으며, 오후 2시 40분 기준 모든 음료가 소진됐다. 한 참가자는 "추운 날씨 속에서 따뜻한 음료와 핫팩을 받아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정 진영에 초점을 맞춘 선결제 방식이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헌정 질서를 지키고 국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자발적인 기부금 운동이 벌어졌다. 세종대로 일대에서 진행된 이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기부금 모금함에 자발적으로 기부하며, 집회의 지속성과 헌정 수호 활동을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 한 참가자는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모금된 기부금이 음향 장비, 홍보물 제작, 집회 참가자 지원 등 집회 운영 비용에 사용될 예정이며, 집회 종료 후 투명하게 사용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광화문 집회는 탄핵 찬성과 반대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과 세대 간 분열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젊은층은 팬덤 문화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목소리를 냈고, 노년층은 전통적 보수 집회의 형태를 유지하며 헌법과 법치주의를 강조했다. 정치사회학자인 이모 교수는 "이번 집회는 서로 다른 세대와 계층의 정치적 요구를 드러냈지만, 서로의 가치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집회의 갈등을 넘어 국민 통합과 사회적 연대를 이루기 위해, 집회 문화가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선결제 문화와 기부금 운동은 집회가 단순히 주장을 넘어, 새로운 연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탄핵 찬성과 반대를 둘러싼 광화문 집회가 한국 사회에 갈등을 넘어선 공감과 연대의 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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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