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이뤄진 복합문화공간을 통해 한글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자
충주시 고미술거리에 위치한 우리한글박물관이 최근 2층 증축을 완료하고 1층을 전용 전시관으로 새롭게 개관했다.
박물관은 오는 5월 15일 세종대왕 탄신일을 기념하여 특별전을 개최하며, 이번 행사에는 이중투각 한글도자기로 유명한 박광현 작가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2009년 충주에서 문을 연 우리한글박물관은 대한민국 최초의 한글 전문 박물관으로, 국립한글박물관보다 5년 앞서 개관하며 한글의 역사와 가치를 널리 알리는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다.
박물관 설립자인 김상석 관장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며 백성들에게 올바른 소리를 가르치고자 했던 뜻을 이어받아, 한글의 민족적 얼과 생활 속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다”며 박물관 설립의 취지를 밝혔다.
김 관장은 40여 년 동안 전국을 돌며 5천 점 이상의 한글 유물을 수집하며 한글 문화를 전파하는 데 헌신해왔다.
2013년부터 매년 기획된 특별전은 한글과 한국 문화를 다양한 주제로 조명하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교육적 의미를 전달해왔다. 주요 특별전으로는 2013년 한글 음식 방문전, 2014년 한글 고소설전, 충주에서 만나다, 2016년 한글, 런던국제교서전을 가다, 2019년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특별전, 2021년 한글기계화운동의 선구자 공병우 특별전 등이 있다.
이외에도 도자기, 음악, 고소설, 독립운동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한글의 다채로운 면모를 소개하며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아왔다.
우리한글박물관은 학술적 가치가 높은 희귀 유물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소장품으로는 부장양문록, 구활노비문서, 중용언해와 같은 유물이 있다. 부장양문록은 국내 유일의 완질본 필사 고전소설로, 여성 중심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구활노비문서는 18—19세기에 작성된 문서로, 당시 사회 구조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또한, 중용언해는 1590년 간행된 한글 번역서로, 방점과 특수 기호 등이 포함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다. 이 밖에도 귀한 소장품이 많아 학계에서도 자료요청을 한다.
박물관은 유물 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한글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글 모양을 본떠 도자기를 만드는 한글 도자기 제작 체험과 전통 방식으로 고서 내용을 따라 쓰며 옛 문화를 느껴보는 고서 필사 체험 활동, 한글의 창제 원리를 배우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어린이 한글 캠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견학프로그램이 있다.
김상석 관장은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배움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이 되고 싶다”며 체험학습 프로그램의 운영 방향을 밝혔다.
우리한글박물관은 단순한 유물 보관소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문화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김 관장은 “한글로 이뤄진 복합문화공간을 통해 한글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박물관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상석 관장은 젊은 시절 우표와 화폐를 수집하던 취미가 고서적과 한글 자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한글 문화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한글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박물관이 왜 없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가족에게 물려받은 전답을 팔아 전국을 돌며 한글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1983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김 관장은 5천 점 이상의 유물을 모아 대한민국 최초의 한글 전문 박물관 설립에 기여했다. 그는 “세종대왕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글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싶다”며 박물관 설립의 철학을 강조했다.
박물관은 충주시 고미술거리에 위치하며, 예약 방문만 가능하다.
우리한글박물관은 한글의 가치를 알리고자 하는 김상석 관장의 노력으로 오늘도 많은 사람들에게 한글의 아름다움을 전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과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저작권자 ⓒ JD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영인 기자 다른기사보기